할렐루야~
청주 교회 학생부에서 올해 새롭게 시작한 ‘진로 특강’에 대해 소개합니다.
‘진로 특강’은 다양한 전공과 직업을 가진 성도들의 특강을 통해 학생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람직한 직업관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 선택을 돕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인으로서 직업에 대해 감사한 점과 어려운 점들을 나누며 직업이나 전공을 선택할 때 신앙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들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진로 특강을 해주시는 성도님들이 대부분 학부모님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부모님께서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학생부를 대상으로 시작된 특강이었지만 첫 시간부터 많은 성도님들이 함께 특강을 들으며 자녀의 진로를 위해 고민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2월에는 ‘초등학교 교사 진로 특강’, 3월에는 ‘신학생 진로 특강’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특히 이번 3월 특강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신학생’이라는 주제였기에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글을 통해 더 많은 성도님들과 이번 강의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직업’에 대한 짧은 생각
어떤 직업이든 준비하는 사람은 좋은 경력과 전문성을 갖추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직업을 고민하고 선택할 때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른 점이 있는데, 직업으로 인해 신앙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정체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가지든 정체성은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직업에서 정체성을 찾거나 본래의 정체성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배웠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모습입니다. 어떤 직업을 갖든 그런 모습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학생은 무슨 일을 할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성경을 읽고 성경에 대해 공부하는 것입니다. 물론 신학생이 아니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하지만, 다만 전문성을 더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기 중에는 배우는 데 치중하고, 학교처럼 주 5일제로 진행됩니다. 다만, 금요일은 오전까지 합니다. 평일 강의는 6교시까지 하며, 수요일 오후는 체육활동을 합니다. 휴가는 격주로, 설교 실습도 격주로 진행합니다, 실습지는 주로 김천, 안동, 평택, 분당과 같은 교회로 갑니다.
그리고 하루 일과는 기도로 시작해서 수업 듣고 보통은 과제나 설교 준비, 개인 공부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방학에는 실습을 하는데 짧게는 4주, 길게는 8주로 실습 교회에서 숙식하면서 설교, 강의, 성경공부 인도, 심방 등 목자님 가까이에서 목회자의 역할을 배웁니다.
신학생의 어려운 점..
다 어렵지만 현재까지 학기를 보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면 성경에 대한 이해와 해석입니다. 신학 서적을 보는 것도, 설교를 준비하고 하는 것도,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다 어렵지만, 성경에는 난제도 많고 지금 저로서는 답이 보이지 않는 것도 많아 보입니다.
처음에 저는 신학을 하면 다는 아니어도 성경이 훤히 보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들을수록 3년간 성경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사님이 모든 걸 알려주시지 않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채워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목자님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목회하면서 계속 채워나가는 거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게다가 신학생은 배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가르치기 위해서 배우는 사람입니다. 교사와 비슷한 점이기도 한데 내가 이해하는 것과 그것을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학문적 측면에서의 어려운 점도 있지만 영적인 측면에서는 더 어렵습니다. 책으로든 강의로든 어려운 내용도 반복하면 나아지는 법인데 영적인 부분은 그런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라는 것은 성도들에게 영적인 양식을 줄 뿐 아니라 영적인 상태를 보고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고 치유하는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목회자를 ‘영혼의 의사’라고 비유하기도 합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설교하고 성경공부 인도하고 이런저런 회의에 참석하고 행정적인 일을 처리하는 것이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영적인 차원의 일에 대한 부담이 큰 게 사실입니다.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훈련하는 직업, 그래서 갈수록 기도가 많이 필요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왜 신학생을 선택했나?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하나님께 받은 은혜 때문입니다. 세례를 받은 것도 성령을 받은 것도 그래서 믿음이 생긴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직접적으로는 목자님이 권하신 것이지만 늦은 나이였고 신앙의 연수도 짧아 성경에 대해 아는 것도 부족해서 망설였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은 것도, 환상을 본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걸 소명의식이라고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받은 은혜가 적다고 생각했다면 그 자리에 부르셨을 때 답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받은 은혜가 많아서, 갚을 수 없는 은혜여서 그런 부담스러운 자리지만 순종하는 것이 은혜받은 자의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했기에 결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신학을 시작한 후 후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건 나라는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여전히 잘 고쳐지지 않는 옛사람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이것조차 아시는 하나님이심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감사한 것
신학생이 되어 성경에 대해 더 깊히 배운다는 생각에 강의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무리 목회자가 되기 위해 배우는 거지만 먼저 내가 성경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만 아니라 신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 하나님께서 도우시는 체험들이 제 신앙을 더 성장시켰습니다.
이런 신학의 과정이 내 신앙을 더욱 잘 지켜주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만약 신학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습관적인 신앙의 상태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하는 일에 치어서 더 식어진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감사합니다.
또 신학으로 인해 감사한 것은 가족들의 신앙입니다. 처음에는 신학은 나 혼자 하는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들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가장의 역할을 잘 못하니까 더 훈련시키시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정에서 저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기도하면서 가정의 신앙도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저의 아버지도 신학생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전도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신학생이 부모도 전도를 안해서 되겠느냐는 제 안의 목소리로 인해 아버지께 참예수교회의 진리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한 전화로 초청을 했는데 너무도 쉽게 답을 주셨습니다. 그 이후 모든 일들은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아버지는 너무나 순탄하게 작년(2022년)에 세례까지 받으셨습니다. 저로서는 손 안대고 코 푼 격이었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넌 전화만 해라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라고 하신 것 같았습니다.
또 감사한 것은 청주교회 성도들의 기도와 사랑과 관심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신학생이라는 이유로 많은 기도와 분에 넘치는 사랑과 격려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청주에서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신학을 지원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주에서의 신앙생활은 내게 훌륭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런 좋은 교회에서 앞으로 신학을 지원하는 분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