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욱 형제님(동부교회)

♧안식일 오후 (9월 21일) 간증회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증하겠습니다. 제가 간증을 언제 했는지 생각해보니 딱 제인이, 현서 나이인 중1때 한번 했더라고요. 너무 오랜만에 선 자리라서 많이 떨립니다. 20살 때부터 동부생활관에 살면서 신앙 생활하게 되었는데 성도님들 앞에 섰던 게 언제였나 생각해보니 22년 화요 찬양 예배 인도하고, 지금 이렇게 성도님들을 다시 마주한 것 같습니다.

2~3년 만에 이 자리 나오게 됐는데 그 기간 동안 하나님 보시기에도 그렇고 스스로 신앙을 돌이켜 봤을 때 너무 나약하고 부족한 모습이 많아서 기도로 간증 준비하면서 많은 반성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목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라고 정하고 에스겔 33장에 의인, 악인 회개와 같은 내용으로 고민하며 기도하다가 결국엔 “나의 길을 예비하신 하나님”으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먼저 처음 제목으로 삼으려고 했던 “함께 하시는 하나님”에 관해 잠깐 간증 드리겠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자리에 임재해 계시고 저와 성도님 한분 한분에게 나의 하나님, 우리 하나님으로 느끼고 감사하며 은혜를 누렸던 순간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저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느꼈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성령 받았던 순간이었습니다. 중1때 전주교회 중고등부 영은회 참석해서 성령을 받았습니다. 당시 제가 다니던 대전교회에 저를 포함해서 같은 또래(현재 대방 교회와 대전교회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는 형제와 자매) 셋이서 정말 열심히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영은회때 한 청년이 자신의 친구를 데리고 왔었는데 그 청년의 친구는 교회 온 지 얼마 안 됐던 터라서 자유시간에는 조금은 세상적이고, 믿음이 약한 제가 들었을 때는 좀 폭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그런 말들을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영은회 둘째날 기도 시간에 그 학생이 성령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목자님께서 수령자를 호명해 주신 기억이 선명한데 당시 저는 큰 의문을 가졌습니다. 나는 성령 받기 위해 평소 열심히 기도하고 밥시간도 줄이고 일과가 다 끝난 후 밤에도 대전교회 친구 셋이서 열심히 구하고 있는데 내가 더 열심히 구하고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왜 저 사람에게만 최고의 선물인 성령을 주실까 하는 마음에 영은회 둘째날은 원망이 떠오르고 약간 짜증이 나더라구요. 인간적인 투정과 짜증으로 기도 시간을 채웠던 것 같습니다. 신기한 건 다음날 그런 어리석은 감정이랑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우리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 선물을 주는 이의 마음을 받는 이가 이해하려고 하지만 온전히 다 알 수 없잖아요. 하물며 인간 관계도 그러는데 하나님께서 당신의 선물을 주시는데 어떻게 그 뜻을 다 이해할까, 또한 받는 사람의 마음중심을 타인은 알지도 못하면서 감히 평가하려고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저의 기도가 바뀌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저에게 성령 주실 것을 믿습니다. 성령을 빨리 받아서 하루빨리 성령 충만을 위해 기도하고 싶고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시간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열심히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영은회 마지막 날 성찬례 기도시간에 성령을 받았는데 그때 받았던 감정과 감동들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당시 떨림이 주체가 안 되어 목자님께서 기도 끝나고 따로 부르셔서 얘기하신 후 마음의 안정을 취한 채로 폐회식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전주교회 계단을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성도님들은 성령 받았던 때를 어떻게 기억하고 계시나요? 저는 ‘하나님께서 진짜 함께 계시는구나. 내가 투정 부리고 짜증 낼 때도 옆에 계셨고, 마음이 바뀌어서 기도하고 구했을 때도 내 옆을 지키셨던 하나님이구나.’ 를 강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저의 나약함과 믿음 없을때를 미리 아시고 그럴때마다 성령받았던 감동을 떠올려서 믿음을 붙들고 기도하도록 그때 그렇게 성령을 주신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이 자리에는 저보다 오래 하나님을 섬기고 계신 믿음의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긴 신앙생활의 연차가 믿음의 깊이를 증거하는건 아니지만, 하나님을 붙들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은혜의 순간들이 하나둘씩 쌓인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 나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에 감사하며 그 순간의 은혜를 누리기에도 정말 부족한 시간들인데 제 신앙생활은 많은 순간 신앙에 서지 못하고 어리석은 모습이 많았습니다.

저의 어머니가 저를 보면 항상 새롭고 늘 감사하게 느낀다는 성경구절이 있는데, 잠언 16장 9절입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잠언16장 9절”

저는 아직도 이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구하는 저에게 성령을 주셨고 그 순간의 은혜를 더해서 저의 믿음을 채워주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항상 내가 먼저이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 관점에서 생각하고 결정하고 잘 되었을 땐 감사를 드리지만 원치 않는 결과가 나왔을 땐  원망과 실망으로 매사에 임했던 거 같습니다.

최근 있었던 일을 하나더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대학생의 경우 길게는 1~2년 전부터 취업 준비인 취준을 시작하는데 저는 대학원 진학과 취업 중에 계속 갈팡질팡 고민하며 선택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졸업 한 학기 전인 작년 9월부터 취업 준비에 돌입했는데 9월이 되고 학기가 시작하고 채 한 달이 되지 않아서 다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기억하시는 성도님도 계실 텐데 한번 끊어졌던 인대가 또 끊어져서 수술해야 하는데 경과에 따라서 회복이 2주가 걸릴지 한 달 걸릴지 2~3달 걸릴지, 그 이상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나름 학교에서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고, 진로를 구체화하고 있던 과정에서 다친 거라서 당시엔 정말 절망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웃어넘길 정도의 일은 아니어도 그렇게까지 낙담하고 실망할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때는 어느 때보다도 해야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는데 누워서 재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간들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 시간에 하나님을 많이 원망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인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순간에 하나님만을 붙들진 못했지만, 뜻을 구하고 묻는 기도도 많이 드렸고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이 하나님 예비하신 길이 맞는지 물어보던 시간도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 이유를 그때는 잘 몰랐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감사했던 것은 동부교회 성도님들이 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던 집사님이 계셨고 아프면 챙겨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음식도 사주시고 생활관에 묶어서 보내주셨던 자매님도 계셨고 급하게 수술하기 위해 본가에 내려가야 되었는데 석현 형제가 같이 가주고……. 교회 안에서 받을 수 있는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부상 후 3~4개월 정도 깁스와 보조기, 그리고 목발을 병행한 상태로 회사 시험과 면접을 많이 보러 갔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원했던 회사와 직무는 아니었지만 전공과 관련된 좋은 회사에 설계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감정도 있었지만 첫 직장에 발을 내딛었을 때는 그래도 용케 다리 하나로 성공했네 하는 약간의 뿌듯함, 동시에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길이 이 길이면 그 길 가운데 내가 모르는 은혜가 있고 축복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기 때문에 그 부분도 기도했습니다. 생각보다 업무가 힘들고 저랑 맞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사유가 있었는데, 제가 일했던 그룹의 고객사가 성도님들도 알고 계시는 독일의 유명한 차 브랜드였습니다. 목자님께서 말씀하신 벤츠는 아니지만, 벤츠의 가장 큰 경쟁사였고 그때 당시 취업해서 멋진 브랜드 엔지니어들과 소통하면서 같이 협업하는 그런 일에 참 낭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사양을 충족하는 제품을 설계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항상 갑을 관계가 성립이 됐는데요. 독일 현지 기준으로 그걸 맞추려다 보니까 회의 시간도 저녁 8시, 9시 이렇게 잡힐 때도 있었고, 회의 길이나 규모 이런 것들도 전부 독일의 입장에 맞춰서 현지 기준으로 진행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입사하고 2달 연수를 갓 마친 신입 사원이었는데 직무 특성상, 프로젝트 특성상 시급성이 있었기 때문에 여유로운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 어쨌든 힘든 과정 속에서 지금의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서 또 준비를 했습니다.

직장인 신분으로 취직을 다시 준비하는 거라서 제일 원하고 가고 싶었던 직무에만 지원을 했습니다. 꾸역꾸역 1단계씩 올라가는 저를 보며 대학 동기들은 운이 좋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건 운이 아니었습니다. 지원하는 회사의 최종 면접이 임원면접이었습니다. 제가 지원한 직무의 그룹 위에 팀 위의 실장 임원급들과의 면접이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낯익은 분이 앉아 계시는 것입니다. 바로 제가 12월에 첫 회사에 지원했을 때 최종 면접에서 뵈었던 인상이 좋으셨던 상무님이 그 자리에 앉아 계시는 겁니다. 너무 반가웠는데 아는 체할 수 없었고, 조금 긴장을 풀고 마음의 위안을 받으면서 면접에 임했는데 면접 종료 직전에 갑자기 상무님이 저에게 혹시 우리 뵈었던 적 있지 않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작년 겨울에 있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환한 미소와 함께 다리는 이제 다 나았냐 라고 물으셨습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수백 명이 넘는 지원자들 중에서 저를 기억해 주셨다는 것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 전공이랑 전혀 관련 없는 직무에 지원을 했는데 임원분 또한 저의 지원 시기에 맞춰서 해당 실의 실장으로 부임하였던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회사에 합격하고 저의 실무 면접이었던 멘토가 멘토링 시간에 부연 설명을 해주었는데 사실 회사는 함께 일할 사람들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1차 면접의 결과가 그대로 반영돼서 선발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많은 지원자들 중에 2등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2차 때 저를 알아보셨던 임원분께서 굳이 저를 지목해서 뽑아보고 싶다라고 말씀을 하셨고 팀장님께서 고민 끝에 저를 뽑으셨다는 그런 내부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임원분께서는 작년 겨울에 면접을 봤을 때도 뽑고 싶었는데 제가 사용하던 상용 소프트웨어가 회사 것과 많이 달라서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그때는 채용하지 못했지만, 한번 더 보게 된다면 그때는 꼭 뽑겠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더 놀란 것은 입사하고 보니 정작 안 계셨습니다. 제가 작년 12월에 그분을 뵙고 올 5월 면접 때 다시 보게 되었는데 그때를 기점으로 딱 2달 동안만 제가 지원한 실의 장으로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룹장님은 우스갯소리로 실장님이 하고 가신 것 중에 제일 큰 것은 희욱 연구원 뽑고 나가신 거라고…. 그것만 하고 가셨다고…….정말 그 짧은 순간에 재회가 이뤄졌던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정말 하나님의 은혜다. 인간적인 욕심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길을 또 예비하셨구나.” 라는 감사가 생기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잠깐 몇 초의 시간이었지만 눈을 감고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지금은 정말 좋습니다. 제가 읽고 싶은 매거진을 읽고 분석하고 알게 된 정보에 통찰을 조금 덧붙여서 발표하거나 공유하고 그런 과정이 다 하나하나 재미있는데, 하나님께서 내가 원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셨다는 생각에 큰 힘이 되는 거 같아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감사해서 힘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확히 작년 9월 21일에 십자인대가 끊어졌거든요. 지금 1년이 됐는데 그때는 정말 막막하고 답답해서 나의 기도에는 하나님을 향한 원망이 가득했어요. 저를 돌아봐 주시고 살펴봐 주시길 바라며 행복을 기대하는 기도와 하나님께서 그리신 길에 내가 어떤 부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 길이 맞는지 구하는 기도는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지 못하고 중요치 않은 것들이 너무 커 보이고 그것들에 휩싸여서 참 불안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하나님을 가리고 뜻을 지운 거 같았고 다른 의지할 것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자기소개서 하나도 안 바뀌는데 계속 보게만 되고 세상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을 점검하고 발버둥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길은 감히 내가 알기엔 너무 크고 길어서 조급해하지 않고 믿고 그냥 의지하면 되는 것뿐이었는데 저의 욕심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보냈던 거 같습니다. 너무 아프고 속상할 땐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내가 바라는 그 길을 나에게 보여달라는 기도를 했었는데 그 순간들이 지금 와서 참 부끄럽습니다.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는 힘들고 지친 저에게 정말 따뜻함을 주셨던 성도님들, 그리고 스스로를 점검하고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시련들, 모든 것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저의 길을 만들어 가고 계셨던 거 같습니다.

안 믿는 대학 동기들이 정말 운 좋다는 말을 지금도 많이 하는데 그게 진짜 운으로 치부하면서 마치 우연히 겹치는 것처럼 그 순간을 즐기고 또 있겠죠. 그런 친구들이 정말 많은데 하나님께서 저에게 신앙인의 관점에서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큰 길 가운데 나는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지금 또 선물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내 삶 어느 순간이든, 행복하고 즐거울 때나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나 언제든 함께하고 계심을 마음속으로는 아는데 제 신앙이 약하기도 하고 또 악하기도 하고 너무 작아서 잊을 때도 있고 하나님과 멀어지는 행동들을 할 때면 도리어 모른 척하고 부정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성도님들 앞에 간증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지만 저의 악하고 약한 주님께 드러내고 싶지 않은 모습들이 많은 저이기 때문에 제가 느꼈던 은혜의 순간들과 기도로 성도님들과 함께 서로 신앙을 지켜주면서 함께 참예수교회에서 행복한 신앙생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리며 마지막으로, 말씀 한구절 나누고 간증 마치겠습니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루리라.  잠언 16장 3절”

아멘. 감사합니다.

♧위의 사진은 올해 1월 단기신학 3년차 수료한 채희욱 형제님이 동부교회 수료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맨 왼쪽에서 첫번째 형제가 희욱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