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간증]

2024년

2024년은 저희 둘째 딸이 떠남으로 인해 인생 최악의 시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이 힘들고 고통이 큰 한 해였습니다.
그 고통을 매일 열심히 견디어 나가도 항상 마음속에 구멍이 뻥 뚫린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10월 새로운 생명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임테기의 두 줄을 확인했을 땐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지만 동시에 둘째 때의 기억으로 불안하고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기도 또한 항상 같은 기도만을 드렸습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다가온 이 생명을 잘 지켜서 건강하게 아무 문제 없이 태어나게 해주세요. 다시는 저의 자식을 저희의 손으로 떠나보내는 경험은 할 수 없고 그 고통은 견딜 수 없으니 제발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주세요. 우리 가족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 아이가 건강하도록 기도 드립니다”

임신 기간

둘째의 경험으로 인해 임신 초부터 출산 때까지 마음이 항상 불안하고 걱정도 많았지만 모든 검사는 정상, 뱃속의 아이는 문제 없이 끝까지 잘 자라주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손에, 품에 안을 때까진 불안한 마음을 버릴 수 없어 항상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서 빨리 아이를 보고, 품고 싶었으나 시간이 엄청 느리게 지나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아이 출산이 임박한 33주 즈음 담당 의사 선생님과 출산 계획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첫째(레이나)는 자연 분만, 둘째는 24년 5월 응급 수술로 나왔기에 시간 텀이 짧아 이번 출산 또한 제왕절개로 해야 했으나 가능성이 있다면 자연분만으로 낳고 싶어 선생님의 의견을 빌렸습니다.

다행히 몸의 흉터는 잘 회복되었고 몸은 건강해서 기쁜 마음으로 6월 5일 유도 분만 출산일로 잡았습니다.

출산

기다리던 6월 5일, 첫째(레이나) 유치원에 보내고 남편과 함께 새벽 일찍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7시쯤 입원하여 촉진제를 수액으로 맞으며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며 첫째때의 진통이 생각 많이 났습니다. 그땐 허리 진통으로 진통이 올 때 마다 허리가 찢어질 듯 했습니다. 그 고통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기에 걱정이 되었는데 이번 출산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진통이 세지고 있었지만 호흡을 하며 잘 참아냈고 오후 12시 양수가 터졌을 때도 엄청 아프지 않아 남편이랑 대화를 하며 티비를 보던 중 1시경 간호사가 검사 후 분만 시작 된다고 통보 후 분만 준비가 시작되어 당황스러웠습니다.

진통이 그렇게 크지 않아 다 열린지도 몰랐는데 바로 분만을 시작하니 놀랐으나 간호사의 구령에 맞춰 세번 정도 크게 힘을 줘 우리의 셋째 딸 13시 32분에 순산 하였습니다.

이번 분만 편하게, 쉽고 빠르게 진행되어서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애기가 나오자 마자, 울음소리 없이 바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들어간 둘째가 생각이나 바로 “애기 괜찮아요?”질문을 던졌고 선생님은 “당연하죠. 애기 울고 있잖아요” 답해주었고 그제야 이기의 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소리였습니다.

선생님이 저의 걱정스런 얼굴을 보고 애기엄마 아기 보고싶어하니 바로 보여주세요라고 배려해주어 아이를 품에 바로 안고 얼굴 볼 수 있었습니다.
9개월 동안 품고 있던 불안과 공포가 그 순간에 모두 다 사라졌습니다.

현재

임신 했을 때 시간이 왜 이렇게 느리게 가지? 라고 매일 생각했습니다.
출산 후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지?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모든 순간과 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아이가 조금 천천히 크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매일 너무나 빨리 크는 듯 합니다.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워 조리원에서도 모자동실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지했고 지금도 항상 안고 있습니다. “애기 손타면 안된다” 말을 많이 듣지만 이렇게 소중하고 이쁜 우리 아이를 어떻게 안지 않을 수 있겠어요?

지금껏 육아를 하며 저와 남편은 하나도 힘들지 않다 생각하고 일과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밤에 아이가 자주 깨고 낮에도 아이를 안고 집안일 하는 것 쉽지 않지만 저의 피곤한 몸 보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서 하나도 힘들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의 마음 속에 여전히 커다란 구멍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가는 힘이 매일매일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항상 우리의 둘째 딸을 기억하고 영원히 사랑 할 거에요.
언니 한 명은 땅에서 함께 지키고 있고 다른 언니 한 명은 하늘에서 보고 지켜주니 우리의 셋째 딸은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무리

모든 것을 하나님께 영원히 감사하고 앞으로도 우리의 아이들 하나님의 빛 안에서 키우겠습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편 107:1)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