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찬양합니다!

 

벌써 8년 전 일이네요.

8년 전 일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주님의 은혜로 이렇게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고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낍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었을 때 어느 날 우연히 소변 보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거품이 이상할 정도로 많은걸 발견했습니다. 아무 지식 없는 제 눈에도 이건 좀 이상하다 할 정도의 거품이라 급히 비뇨기과를 방문해서 진료를 보았습니다. 소변 검사를 하고 항생제 처방을 받아 일주일을 약을 먹는데도 차도가 없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보니 소변의 거품은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글을 보았지만 어린아이가 무슨 신장 이상이겠냐는 생각뿐이었고 차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같은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는 단백뇨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좋지 않은데도 여전히 항생제 처방을 다시 해주었고 보호자인 저에게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나가려는데 의사가 혼잣말로 단백뇨 수치가 왜 이렇게 안 좋지? 하는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신장 쪽 관련된 내과를 찾아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단백뇨 수치가 너무 안 좋으니 얼른 대학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 병원 문을 나설 때의 그 막막함과 두려움과 불안함이 여전히 너무 생생하네요. 급히 대학 병원에 예약을 하고 조직검사까지 필요한 모든 검사를 마치고 IgA신증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는 게 병이라고 이 병을 검색하면 좋은 예후도 있지만 투석에 신장 이식 등 무서운 말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평생 흘릴 눈물 그때 다 흘렸다고 할 만큼 병에 관련된 것 검색하고 울면서 기도하고 또 검색하고 또 울면서 기도하고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던 때였습니다. 평소에 매운 음식 좋아하고 편식도 심해서 먹는 메뉴가 딱 정해진 아이와 저염식으로 한참 실랑이 하다가 혼자 구석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런 저의 연약함을 하나님은 알고 계셨고 그 병으로 인한 고통은 채 몇 달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 병은 아직까지 원인도 모르고 치료약이 없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스테로이드를 6개월간 복용해보고 듣지 않으면 2년을 복용해야 하는 약으로 교체를 하고 혈압약은 평생 복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조그만 녀석이 저염식으로 밥도 거의 먹지 않는 상황에서 아침부터 스테로이드 한주먹을 입에 털어 넣어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매 식사 때마다 전쟁이었고 저염식 도시락은 늘 반도 못 비우고 가지고 와서 병도 병이지만 한창 성장기인 때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얼마 안 되어 끝이 났습니다. 약이 너무 잘 들어서 저염식은 한 달로 끝났고 6개월 계획한 약은 채 3달이 안되어 끊을 수 있었고 평생 복용해야 하는 혈압약은 잘 챙겨먹지 못해 그럼 중단해 보자는 의사선생님 말에 아예 끊게 되었고 혈뇨는 쉽게 잡히지 않는데 혈뇨까지 수치가 좋다며 갈 때마다 정상 수치의 검사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고난 중에도 기쁨을 주시는 하나님은 심지어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편식에 잘 먹지 않는 아들의 입맛을 완전히 바꾸어 주셨습니다. 매 식사 때마다 편식으로 혼나면서 밥을 먹던 아이가 못 먹는 음식이 없어졌고 먹는 양도 늘어 딱 먹어야 크는 그 시기에 잘 먹고 잘 클 수 있어서 지금은 아빠의 키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늘 큰아이 편식 때문에 걱정하던, 게다가 믿음까지 없던 아이 아빠가 애 잘 먹게 하려고 이 병을 주신 게 아니냐는 말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넘치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은혜 아닌 것이 없습니다. 병이 더 중하기 전에 소변의 거품을 발견한 것도 의사의 혼잣말을 예사롭게 듣지 않고 대처한 지혜도 좋은 의사를 만나 병을 호전시켜 주신 것도 모두 주님 은혜였음을 매 순간 깨닫습니다. 이 깨달음이 저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가족 모두 특히 아이들에게 깊이 새겨져 끝까지 믿음 안에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주안에서 끝까지 믿음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