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우리 삶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전능자이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친히 인도하심으로 지난 7월21일에 있었던 저희 어머니(최여임 자매님)의 세례식을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뜻하신 바에 따라, 매 순간 순간, 모든 상황들을 친히 이끌어 주셨죠. 세례식의 모든 과정이 마쳐지고 제가 그토록 원하고 원하던 소원이 실제가 됨을 알았을 때, 그 크나큰 하나님의 은혜에, 그 넘치는 복에 겨워서 너무나 기쁘고 또 기뻤습니다. 정말 꿈만 같았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죠.
하나님께서 어떻게 친히 역사하셨는지, 얼마나 세밀한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 속에서 이번 세례식이 진행 되었는지, 정말 놀라운 그 사실을 아주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간증을 통해서 오직 하나님 만이 홀로 영광 받으시길 원합니다.
“환자 상태”
먼저 아셔야 할 것은, 세례를 받으시는 저희 어머니의 환자로서의 상태인데요, 과거 저희 어머니께서 연중 한두 차례 정도 초청되어 교회를 나오시고 또, 교회에서 심방도 다녀가시고 하다가, 2019.04.02.일에 갑작스런 낙상 사고를 당하셔서 뇌 손상으로 인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로 인해 몸의 마비와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저 눈만 깜박이며 5년 넘게 누워만 계셨습니다. 속칭 식물인간 이셨던 것이죠.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콧줄을 통해서 액체로 된 식사를 하셨으며, 무엇보다도 뇌수술을 받으시고 처음엔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기관 절개하여 목에 구멍을 뚫어 폐와 목구멍을 통해 숨을 쉬게 되어있는 상태이셨죠.
문제는 이런 상태에서 혹여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목구멍을 통해 폐로 들어가게 된다면, 폐 부종으로 매우 위험하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이번 세례식은 저희 어머니의 목숨을 걸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기관 절개 외에도 자가 호흡의 정도나 5년 동안 병상에서 굳어버린 몸과 전날 토하셨던 몸의 상태 등등 걸리는 것이 너무나 많았지만 그런 것들은 나중 문제였습니다. 사실 세례식 날짜를 잡아 놓고도 제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신앙(세례)과 현실(어머니의 목숨)이라는 이 괴리감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죠. 그만큼 이번 세례식은 하나님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세례식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 성도의 합력”
제가 이번 세례의 과정을 통해서 느꼈던 2가지가 있는데요, 그 첫째는,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신다’ 입니다.
‘15 성 역사가 오십이 일만에 엘룰월 이십 오일에 끝나매, 16 우리 모든 대적과 사면 이방 사람들이 이를 듣고 다 두려워하여 스스로 낙담하였으니 이는 이 역사를 우리 하나님이 이루신 것을 앎이니라’ (느6:15∼16)
100년 넘게 무너진 채로 방치되었던 예루살렘 성벽이 적대 세력의 위협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불과 52일이라는 짧은 공사기간 내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이 일을 행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역사를 우리 하나님이 이루신 것을 앎이니라’
이번 세례식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친히 행하신 일’입니다. 제가 이것을 명확히 보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세밀하시고 주도 면밀 하신지 빠짐없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또, 제가 이번 세례의 과정을 통해서 두 번째 느낀 것은, 하나님의 선을 이루고자 하는 성도들의 하나 된 마음과 합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8:28)
어머니의 세례를 받치겠다고 제가 마음으로 결정은 했지만 이후에도 순간순간의 난관과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여러 성도님들의 조언과 하나 된 마음으로 함께 애써주셔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 이 일이 진행 된다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것을 이루어 가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움직여야 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죠. 온 성도가 이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 해주시고, 하나님의 선을 이루고자 온갖 수고의 헌신을 해주셨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적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모든 성도님들 한 분 한 분께 너무나 감사를 드립니다.
“희망의 빛(성령)”
2019년 4월 2일에 저희 어머니께서 뇌출혈 수술을 받으시고 이에 대한 가족들의 상심이 매우 컸으며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멀쩡하시던 분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제 마음의 상심이 너무나 컸으며 그저 침통하고 암담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4일 후인 4월 6일 안식일에 저희 아버지께서 지난 주에 이어 두 번째 교회를 나오셨는데, 성령을 받으셨습니다. 제가 어머니로 인한 충격에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버지께 성령을 주신 것입니다.
제가 아버지를 제쳐 두고, 아무래도 좀 더 애착이 가는 어머니를 전도 대상자로 삼아, 어머니께서 1년에 몇 차례씩 교회에 나오셨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그런 어머니보다도 교회를 전혀 나오시지 않으셨던 아버지를 먼저 선택하셨죠. 어머니는 쓰러지셨고 아버지는 세례를 받지도 않으셨는데 성령을 받으셨습니다. 어머니의 일로 제 마음이 나락으로 떨어져 있었을 그 때에, 하나님께서는 제게 희망의 빛을 보여주셨던 것이죠. ‘어떻게 생전 교회를 나오시지 않던 아버지께서 성령을 받으실 수 있을까?’ 아버지를 생각할 때면 너무나 감사했지만 또 어머니를 생각할 때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어머니께서 쓰러지시고 하나님께서 제게 보여주신 희망의 빛을 제가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해 두었죠.
‘내게 보여주신 메시지 대로라면 분명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에 비해서, 또 때로는 아버지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더 안타깝고 고된 삶을 사셨던 어머니께서, 혹여 세례를 받지 못하고 이대로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이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분명 희망의 빛을 보여 주셨는데, 그렇게 된다는 것은 저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절대자이신 하나님의 주권이시지요.
더더욱 그런 것은, 아버지께서 성령을 받으시고 이후 어머니가 쓰러지심으로 인해, 아버지께서 더 신앙에 애착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 때문이라도 더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쓰러진 어머니께서 혹여라도 세례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다면, 오히려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통해 성령과 세례를 받으셨는데 이에 대한 하나님의 그 뜻은 과연 무엇일까? 혹여 어머니께서 세례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다는 것은, 저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제게 보여주셨던 희망의 빛대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있었습니다. 이번 세례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신 그 뜻대로, 제게 보여주신 희망의 메시지 대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죠. 주님의 크신 은혜에 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기도”
어머니는 뇌수술 이후에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는데 그곳에는 누워 계신 분들마다 말을 못해 눈만 깜박이시거나 콧줄로 식사를 하시는 분들, 기관 절개를 하신 분들, 어떤 분은 뇌가 반쪽이 없으셨고 또 어떤 분은 저희 어머니처럼 욕창이 있으셨는데 그런 와중에 저를 더욱 심란하게 하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씩 어머니 뵈러 면회를 갈 때마다 침대가 하나 둘 비워져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분씩 한 분씩 이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입니다. 제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고 조급했습니다.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제가 한 달 동안 저녁 금식기도를 했는데 그럼에도 어머니께서는 큰 차도가 없으셨습니다. 당시에는 당장 눈앞에 어떤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낙담이 될 때도 있었지만 역시나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간구할 때는 인내를 가지고 소망을 잃지 않고 기도해야 하더라구요, 왜냐면 하나님의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머니의 회복이 더뎌 보였지만 하나님께서는 지금의 이 때를 위해서 저희 어머니를 5년 동안 큰 어려움 없이 견디게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심했던 욕창도 말끔히 낫게 해주셨고 또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3년의 코로나 기간 동안에도 하나님께서는 저희 어머니를 큰 어려움 없이 잘 보살펴 주셨죠.
시간이 지나면서 제 스스로의 긴장감도 떨어지고,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일상에 묻히게 되었습니다.
5년 동안 제가 기도를 많이 했을까요? 기도는 턱없이 부족했죠. 그럼에도 기도에 대해 제가 느낀 바는 ‘하나님 앞에 그 선한 마음이 진실되고 절실하다면 하나님께서는 귀를 기울이신다’ 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도의 힘이 약해지면서 제가 안되겠다 싶어서 ‘그래, 퇴근 길 운전하면서 울자, 그렇게 기도하자’ 그래서 퇴근 시 운전을 하면서 간혹 울 때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그냥 우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내가 이렇게 울겠구나’ 라고 할 정도로, 눈물 콧물 대성통곡하며 울었습니다. ‘하나님 진심으로 제발 부탁을 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수많은 저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이번만 이번만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어머니 너무나 불쌍합니다. 제발 저희 어머니 살려주세요. 이대로는 안됩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울면서 때로는 입으로 하나님께 정말 호소하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가 기도를 당연히 많이 해야 하겠지만, 혹여, 기도가 턱없이 부족할지라도 그 기도가 진심 어린 절실한 기도라면, 하나님께서는 그 마음을 분명 보십니다. 제 자신이 그렇게 많이 기도하진 못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의 기도가 있었다는 것이죠.
저히 어머니께서 5년 동안 대단한 특혜를 받고 있으셨는데요, 그것은 전도대상자의 신분이면서도 5년 동안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합심 기도 제목에 그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기도 제목에 올라오는 분들은 세례를 받은 성도분들이셨지만 저희 어머니는 성도가 아님에도 올려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대단한 특혜였고 이방인으로서 엄청난 축복이었습니다. 이렇게 성도들의 기도가 끊이지 않다 보니 좋은 결실을 맺게 되었던 것이죠. 오늘날 이 기적의 원인은 성도들의 끊임없는 기도였습니다.
“하나님의 때(하나님의 준비)”
제가 어머니께서 쓰러지시고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희망의 빛(아버지의 성령)을 마음에 간직해 두고 ‘어머니 세례에 대한 하나님의 때가 언제일까?’ 를 늘 마음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매년 봄 교회 세례식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저의 관심사였고, 또, 매년 여름을 기다려 왔죠. 왜냐면, 어머니의 환자로서의 상태를 볼 때, 물이 차가운 가을이나 겨울보다는, 봄이나 이왕이면 여름이 적기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죠. ‘이제 하나님의 때가 되었을까?’ 그러던 터에 세례식 두 달 전인 5월 19일에 저희 작은 형이 이사를 해서 형 내외분과 함께 식사하는데 저희 형수님이 어머니의 세례에 대한 언급을 하신 것이었죠. 예전에 잠간 얘기를 했었지만 코로나 기간이 있었고 한참 동안 다시 제대로 말씀을 드리지 못했었는데, 형수님께서 먼저 언급을 한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세례 때문에 마음 아프시죠. 받으신다면 서방님 마음이 한결 가벼울 텐데요.” 그 말에 비추어 볼 때 형수님의 마음은 이미 허락한 것이었죠. 문제는 형의 결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지 않던 형수님의 이 말을 듣고, ‘이제 하나님의 때가 된 것일까?’를 또 생각하면서 그 날 이후 세례에 대한 마음으로 여름 날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6월이 지나고 이제 7월로 넘어가는데도 아무 기별이 없자, 제 마음은 아직 여름이 다 지나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때가 아닌가 보다’라고 잊혀 있었죠. 그러던 중에 요양원으로부터 어머니의 위독에 대한 전화를 받은 형이, 세례식 4일 전인 7월 17일에 제게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세례식 전에 있었던 또 다른 특이사항이 있는데요, 그것은 교회가 저희 어머니를 거의 5년 만에 심방을 했다는 것이죠. 세례식 한 달 전인 6월 5일에, 그간 코로나도 있고 해서 5년 동안 못하다가 심방을 다녀간 것입니다. 사실 ‘어머니 심방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가 잊고 있었는데 교회에서 먼저 심방을 해주시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세례식 한 달 전에 심방을 해서 목자님께서 안수를 해주셨죠. 세례식 전에 특이사항이 또 있는데요, 몇 년 동안 어머니 요양을 도맡아 해주시던 담당 팀장을 세례식 한 달 전쯤에 하나님께서 바꾸셨습니다. 물론 기존 팀장님도 잘 하셨는데 사람마다 일에 대한 판단과 스타일이 다르죠. 세례식 4일 전인 7월 17일에 저희 어머니께서 토하셨는데, 5년이 넘게 누워만 계시니 이제 장기의 기능이 다 되었는지 위에서 소화를 못하고 역으로 토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 오신 팀장님이 이것이 위독할 수 있음을 직감하고 선제적으로 대응을 한 것이죠. ‘어머니께서 위독할 수 있으니 가족분들께서 면회를 왔으면 좋겠다’라고 저희 형에게 전화를 한 것입니다. 그날 저녁 5시에 형이 바로 면회를 했고, 저녁 7시에 제게 전화를 해서 내일 어머니 면회를 가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꾸어 주신 새로 오신 팀장님의 판단과 선제적 대응으로 인해서, 그날 저희 가족들의 마음은 ‘어머니께서 위독하시다’ 였습니다. 당장 오늘내일 돌아가실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죠.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 정말 하나님의 때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것을 아주 세밀하게 하나님께서 예비하셨는데요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세례식 4일 전인 7월 17일에 형이 면회를 하고 나서, 어머니께서 위독하시니 내일 면회를 가라고 제게 전화했습니다. 제가 퇴근하고 청주에 오면 저녁 7시가 넘는데 면회를 할 수 있을까요? 이미 하나님께서 저로 하여금 아예 이틀을 쉴 수 있게 예비하셨습니다. 저의 근무지인 학교가 1년에 한 번씩 전기 검사로 인한 전기 사용 불가로 하루를 강제적으로 쉬게 합니다. 그래서 당초 7월 19일 금요일이 쉬는 날 이었죠. 그런데 쉬기 10일 전에 알았는데 방학 기간이고 해서 쉬는 김에 직원들 하루를 더 쉬라고 7월 18일까지 쉬게 했던 것이죠. 이미 이틀이 쉬는 날 이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다음 날 어머니 면회를 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면회 뿐만 아니라 세례식을 앞둔 이 이틀은 제게 아주 중요하게 사용된 날이었죠. 하나님께서 미리 이 날을 예비해놓으셨던 것입니다. 제가 이틀 동안 요양원에 가서 외출에 대한 쉽지 않은 승인을 받고 또 집사님과 세례 장소 답사를 하고 휠체어를 빌리고, 구급차 예약을 하고 또 관련 성도님들과 통화하며 각종 물품을 사고 준비하고. 하나님께서 예비 해 놓으신 이틀이라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원만히 준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이미 작정하신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께서 세밀하게 예비 해 주신 것입니다.
“성도들의 조언”
어머님의 세례식을 준비할때 많은 성도님들의 조언이 있었는데 한 자매님께서 해주신 조언의 말씀은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라’ 였습니다. 이따가 다시 말씀을 드리겠지만, 세례 결정을 하고서 순간 순간의 난관과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이 말이 자꾸 생각 났습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라’ 사실 우리 신앙이 그런 것이죠. 신앙은 단순한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성도의 입을 통해 제게 주시는 말씀이었던 것이죠.
“형의 승낙을 받아냄”
외출이 가능하다는 얘길 듣고 먼저 세례에 대한 형의 결단을 이끌어 내기 위해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형이 승낙을 하면 내일 아침에 요양원에 가서 외출을 얘기하려 했는데. 형은 아무래도 어머니의 현 건강 상태가 걱정이 된다며 고민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뇌 수술을 하시고 머리 뼈 조각을 붙이지 않은 상태여서, 머리 한쪽이 말랑말랑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물에 닿았을 때를 걱정하는 것이었죠. 제가 괜찮다고 설명을 했지만 형은 자꾸 어렵지 않겠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하려고 하다가, 순간 감정에 북받쳐서 형 앞에서 저도 모르게 울며 속 마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형∼ 제발, 제가 한이 맺혔습니다.”
동생이 울며 호소하자 형은 동생을 달래는 마음으로 승락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형 앞에서 울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까지도 주신 것 같습니다.
“세례식 준비”
세례식을 위한 중요한 결정인 형의 허락과 요양원의 외출 승인을 받아냈기 때문에, 이제 다음은 세례식 진행에 대한 실질적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오전에 박집사님과 함께 서둘러 청천으로 세례 장소 답사를 다녀왔고, 오후에는 휠체어를 빌리고 김ㅇㅇ 자매님과 통화하여 방수 밴드와 의료 물품을 챙겼습니다. 수세에 대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목자님과 박집사님과 함께 나누었죠. 어머니께서 5년 동안 몸이 굳어있는 현 상태에서 업고 세례를 받쳐야 할지, 아니면 휠체어에 태운 채 받쳐야 할지 그것도 아니면 들것으로 옮겨 받쳐야 할지, 그 어느 것 하나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으며, 어떤 방법이더라도 여러 명이 동원되어 각자의 역할이 필요했고 어머니의 호흡과 날씨로 인한 감기 등의 건강 상태를 생각할 때, 최단 시간 내에 모든 것이 재빠르게 진행 되야만 했습니다.
“세례식 거행”
구급차가 도착하자 먼저 오신 분들이 다들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어머니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움직이셨는데요, 결코 실수 없이 세례식을 무사히 마쳐야 했기 때문에 휠체어에 또 들것에 다른 분을 태워서 예행 연습도 해보고 혹여 호흡 곤란이 올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물가 가까이로 가서 목 부분에 방수 테이핑을 했으며 무려 4명이 사각에서 들것을 들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뜨거운 물을 데워서 나오자마자 간단히 목욕을 시켰습니다. 아침에 간간이 비가 조금 왔고 장마철이라 하늘은 먹구름이 여전하였으며, 세례식 전날 밤에는 비가 장대같이 쏟아진 상태에서 물이 차갑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청주에서 출발할 때부터 하늘이 먹구름으로 날씨가 오락가락했는데 구급차가 세례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거짓말처럼 날씨가 급변하여 쨍쨍 찌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날씨 속에서 물에 들어가니 차갑지 않았고, 약간의 시원함이 있는 최적의 물 온도의 상태였으며 물이 너무나 깨끗한 것이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눈에 보였습니다.
“극도의 긴장감”
이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 다가왔는데요, 세례를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는 성도님들의 마음속에는 다들 이 순간을 위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죠.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혹여,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목구멍을 통해 폐로 들어가게 된다면, 폐 부종으로 매우 위험하게 될 수 있는 상황임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극도의 긴장감 속에 있었던 한 분이 있는데요, 누굴까요? 김ㅇㅇ 자매님께서 요양원에서부터 구급차를 함께 타고 오면서 저희 어머니의 환자로서의 상태를 살폈죠. 호흡의 정도, 산소 포화도 측정, 석션 진행. 이제 가장 중요한, 정말 위험할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온 것이었습니다.
목자님의 선언과 함께 드디어 들것에 실린 어머니께서 물속에 잠기게 됩니다. 재빠르게 들어 올리자마자 모두가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 물 밖으로 막 옮기려는 순간, 김ㅇㅇ 자매님께서 소리칩니다. “멈춰!” 전혀 예상치 못한 소리에 다들 움찔한 상태로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자매님께서 급히 어머니의 목 방수 테이핑 부분을 떼어내어 한 방울의 물이라도 들어갔을까 노심초사, 긴장감으로 살핀 후 전혀 젖지 않고 아무 이상이 없자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죠. “됐어요, 물 안 들어갔어요.”
세례 집례 전 가족사진인데요, 세례식이 기쁨의 날이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세례 집례 전 가족사진을 찍을 때면 기쁨의 미소를 짓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저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얼굴에 긴장감이 보여지죠.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니고 사실 웃고 싶었지만 아직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성취”
‘일을 계획 하시는 여호와, 일을 이루시고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에게 부르짖어라. 그러면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전에 알지 못하던 놀라운 일들과 비밀들을 일러 주겠다.’
(렘33:2∼3)
예레미야가 왕궁 시위대 뜰에 갇혀 있을 때, 하나님께서 유다의 회복에 대한 위대한 계획을 말씀하십니다.
지금 멸망하고 있는 세상 속에서 몸이 갇혀 있는 상황일지라도, 하나님의 뜻이라면 얼마든지 바꾸실 수 있죠. 인간의 상식으로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저희 어머니, 최여임 자매님의 세례식이 하나님의 선하신 역사하심으로 불과 2∼3일 만에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 되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고민하고 또 애를 써봐도 근본적으로 이 일이 하나님의 뜻하신 바라면, 그 모든 것들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죠. 한마음으로 기도해주시고, 온갖 수고의 헌신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성도님들 한 분 한 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모든 상황 순간 순간을 친히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글작성 : 이경추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