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이 많고 부족하기 짝이 없는 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어 택하시고,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풍성한 은혜를 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드립니다.

# 핍박을 이기는 어머니의 신앙을 보며 자라다

제 신앙을 이야기하려면 어머님의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가난한 집에 시집을 오신 데다 아버지가 아프셔서 집안일과 바깥일을 모두 하시는 힘든 삶을 사셨습니다. 또 첫째 아들이 죽어서 낙심도 하셨습니다. 당시는 옛날이라 무속신앙이 많아서 엉뚱한 데에 빌기도 하고 푸닥거리도 하면서 아버지 나으시라고 이것저것 많이 했는데 오히려 병이 더 깊어졌습니다. 그때 허수진 목자님 어머니께서 할머니한테 하나님을 믿으면 못 고칠 질병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당신이 믿으신 게 아니고 어머니한테 믿어 보라고 말씀하셨고, 그래서 어머니가 하나님을 믿어야겠다고 결심을 하신 겁니다. 당시 교회는 걸어가기 힘든 먼 거리에 있었는데도 엄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병 낫기를 소망하며 교회에 찾아갔습니다.

엄마는 하나님을 믿고 아버지 몸에 났던 진물이랑 종기가 좋아짐은 물론 말씀을 들으니 너무 좋아서 정신이 번쩍 나셨답니다. 그때 엄마는 이 말씀으로 자녀들을 가르치면 자녀들이 잘 자라리라고 확신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이 못 다니게 하라고 했는지 엄마를 핍박하셨습니다. 매일 밤에 잠도 안자고 괴롭히는 겁니다. 저는 아버지가 엄마를 너무 핍박하니까 저러다 맞아 죽는 거 아닌지 늘 조마조마 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아버지 머리맡에서 과감하게 기도하셨습니다. 신기한 거는 엄마가 기도하시면 아버지가 편하게 주무셨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은 아버지가 그렇게 핍박할 때는 언제고 너무 아프셔서 새벽에 엄마한테 기도를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기도해서 그날 밤 편안히 주무셨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어도 핍박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어느 날 엄마가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당시 애기인 공수(남동생)를 데리고 허수진 목자님 집으로 피난을 가신 겁니다. 엄마가 다른 건 아버지 뜻대로 해 주셨는데 신앙은 양보 안 하셨습니다. 그때 굳은 결심을 하셨는지 공수를 데리고 가서 며칠간 종적을 감추셨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아버지가 믿겠다고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 하나님을 떠나 살았을 때도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성령을 받고, 세례는 취직하러 고향을 떠나기 전에 받고 이후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부터 신앙생활을 잘 못 했습니다. 중학교 때도 자취하면서 교회를 못 갔고 고등학교 때는 야간 학교에 다니다 보니까 시간이 안 맞아서 교회를 못 갔는데, 서울에 와서도 주 5일제가 아닌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신앙생활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다가 의정부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세례, 성령 받고 교회 안 나가면 어떡하냐고 수원교회, 대방교회 영은회 소식을 말씀하시면서 한번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엄마가 걱정을 너무 많이 하시니까 영은회나 한 번씩 가면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결혼할 나이가 돼서 박은진 목자님 사모님이 중매를 하셨습니다. 처음엔 나이가 많아서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았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제 결혼관과 딱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나중에 신앙 생활하는데 핍박하지 않을 성품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제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제게 딱 맞는 배우자를 준비해 두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교회 다니는 거를 핍박하지 않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면서 생활했습니다.

# 결혼 생활 중 딸의 병 고침의 은혜를 받다

결혼 전에 신앙생활을 잘 못했기 때문에 결혼하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결혼하고 아들 낳고, 딸을 낳았는데 어느 날 딸의 감기가 안 나았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병원에서 심장이 이상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너무 낙심 되었고 그 상태로 집에 왔습니다. 집에 오니까 다리에 힘이 쫙 풀리면서 두렵고 말만 들었던 심장병이 왜 우리 애한테 있지 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말하기도 싫고 엄마한테 얘기하면 밤잠을 안자고 걱정하실 것 같아서 말할 데도 없이 저만 힘들어 했습니다.

때마침 대방교회에서 아픈 사람이 많아서 병 낫기를 구하는 특별 기도회가 있었습니다. 기도회에 가서 기도 부탁도 못 하고 끙끙 앓고 있다가 안수를 받으러 나갔습니다. 기도를 하면서 제일 힘든 걸 하나님께 다 풀어놨습니다. 엉엉 울면서 앞으로 신앙생활도 잘하려고 마음도 먹었는데 왜 나한테 이렇게 힘들게 하시냐고, 너무 힘들다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때 저를 책망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뒤늦게 얻은 귀한 자식도 하나님께서 달라고 하시면 줬는데 너는 수술하면 낫는 일인데 왜 이렇게 낙심을 하냐 하시면서 저를 야단치셨습니다. 기도가 시작할 때는 울면서 기도했는데 끝나고 나니 하나님께서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래 수술하면 괜찮은데, 왜 내가 이렇게 막 낙심하고 큰일 난 것처럼 두려워하고 있었지’ 하며 안정이 됐습니다. 그 뒤로는 은지가 심장병이 고쳐진 것도 아닌데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걱정이 다 사라졌습니다. 그때 ‘이게 환란 중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구나, 사람이 할 수 없는 큰 위로를 주시는구나’라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감사했습니다.

또 말씀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기도회 나가서 성경 공부를 했는데 내가 왜 구원을 받았고 어떻게 죄 사함을 받았는지도 잘 알지도 못하고 세례를 받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가라고 하니 교회만 나가고 하나님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왜 죄인인지를 시작으로 어떻게 구원을 받는지를 끝으로 쭉 공부하는데 마음에 깨달아지고 감사의 눈물이 펑펑 나왔습니다. 십자가의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 공부를 하면서 깨닫게 된 그때부터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게 됐습니다.

은지가 심장병이라고 얘기를 들었을 때 사실 오진이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대방교회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청진기를 대보니까 슉슉 소리가 나서 심장병 맞는 것 같다고, 큰 병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여의도 성모병원을 가서 검사받으니까 심방중격 결손증이라고, 좌심방 우심방 사이의 구멍으로 피가 슉슉 왔다 갔다 한다고 했습니다. 심장 사이는 원래는 막혀서 나와야 하는데 안 막히고 나와서 피가 왔다 갔다 하니까 얘가 분유든 뭐든 잘 못 먹고 계속 감기가 낫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형편이 아파트 중도금을 내다가 마지막 한 번이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돈이 다 중도금으로 들어가고 나면 수술할 돈이 하나도 없는데 거의 다 된 아파트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 딸은 수술하면 괜찮다니까 수술을 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새벽 기도를 갔습니다. 그때 대방교회 의사 선생님께 수술을 안 하면 애가 금방 죽냐고 물어보니까 금방 죽는 건 아닌데 애가 감기도 낫지 않고 힘들어하니까 수술을 해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중도금 끝나는 대로 바로 수술을 하기로 하고 바로는 수술을 안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짜 이 일은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니까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하시는 뜻이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새벽 기도를 다녔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어느 날 은지가 교회에 갔다 왔는데 열이 펄펄 끓고 낫지 않았습니다. 해열제를 두세 번을 먹여도 열이 내리지를 않아서 겁이 났습니다. 죽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열로 인한 후유증이 걱정돼서 그날 새벽에 창준이랑 창준이 아빠 온 식구를 깨웠습니다. 그리고 애가 이렇게 아픈데 우리가 어떻게 이러고 있냐, 새벽 기도에 가자면서 셋이 걸어서 새벽 기도를 갔습니다. 새벽 기도하러 대방교회 첫 계단에 발을 올리는 데 그때부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애는 살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기도했습니다. 가서 기도하는데 은지가 빨리 낫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제가 그동안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고, 제가 믿음이 없고 부족하다는 고백과 회개와 자복의 기도를 했습니다. 은지를 등에 업고 기도를 했는데 기도가 끝날 때쯤 보니 은지가 땀을 쭉 흘리는 걸 느꼈습니다. 근데 얘들이 땀을 흘리면 열이 내리는 걸 알고 있어서 애가 열이 내린 걸 직감했습니다.

그 뒤로부터 얼마 후에 입주했습니다.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먼저 은지 수술을 해줘야 해서 서울대병원에 갔습니다. 이것저것 검사를 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얘는 검사 결과가 이것 때문에 다시 병원에 올 일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할렐루야! 그 말을 들으면서 하나님께 기도했지만 스스로 하나님이 고쳐주실 거라고 믿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순간 이건 하나님께서 고쳐 주셨음을 확신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이 차올랐습니다.

# 받은 은혜를 간증하며 조금씩 성장해 가다

집에 왔는데 하나님께서 이 크신 일을 행하셨는데 간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앞에 나가면 너무 떨려서 말 한마디도 못 하는데 내가 어떻게 간증을 하냐는 생각과 하나님께 큰 은혜를 받고 간증을 안 하면 안 된다는 마음이 막 싸웠습니다. 계속 간증을 안 하고 있으니까 3일을 잠을 못 잤습니다. 3일 잠을 못 자니까 너무 힘들어서 목자님한테 찾아갔습니다. 목자님께 이런 일이 있었다고, 제가 간증을 안 하니까 3일 동안 잠을 못 자서 간증을 꼭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목자님이 금요 예배를 다 비워 놓으셔서 간증하려고 단에 섰는데 그 눈물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앞에 섰는데 떨리고 말도 안 나오고, 눈물이 계속 나오는데 그래도 잠을 못 자는 일이 또 발생할까 봐 간증은 꼭 하고 내려 가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겪은 일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간증을 했습니다.

그 뒤로부터 저는 제가 받은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에 교회에서 화장실 청소든 뭐라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로 수원교회로 출석하게 되었는데, 찬양 인도를 해달라고 하셨는데 거절을 안 했습니다. 하나님 말 안 들으면 얼마나 큰일이 벌어질까 두렵기도 하고 저를 사용하시는 것이 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로부터는 제가 조금씩 하나님께 나아가고 성장하는 걸 느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하나님께서는 제 믿음을 세우시려고 그렇게 큰 고난을 주신 것 같습니다. 엄마가 항상 힘들 때마다 하나님께서 너 믿음 주시려고 그래, 그럴 때는 그 말이 귀에 안 들어오고 ‘엄마는 말끝마다 그 얘기네, 난 힘들어 죽겠는데 왜 이렇게 말씀하시지’ 했는데 이제서야 깨달아졌습니다. 하나님께서 믿음 주시려고 힘든 일을 주시고, 무슨 일이 있으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가서 기도합니다.

일찌감치 큰일을 겪게 하심으로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또 저를 믿음으로 살아가게 인도해 주신 거를 살면서 계속 느낍니다. 살면서 큰돈은 벌지 못했지만 늘 평안하게 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일하다 보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어떨 때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일 것 같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만 오면 힘든 게 다 날아가서 집에 갈 때는 너무 기쁘고 가벼운 마음으로 방방 떠서 갔습니다. 그래서 늘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고 도와주심을 느끼게 됩니다.

<딸 은지와 함께>

# 시어머니를 교회로 인도하다

저희 시어머님이 교회를 안 다니셨습니다. 교회에 전도하려고 어머님을 살펴보면 자식들이 다 잘 살고 부족한 게 없으셨습니다. 너무 착하신데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원교회 다닐 때 한 달에 한 번씩 기도회에서 어머님을 인도해 달라고 기도 부탁을 했습니다. 기도 부탁을 하면서도 저희 집이 어머님을 모시는 것도 아니고 형님은 천주교를 믿으시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인도해 주실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근데 어느 날 저희 어머님이 쓰러지셨습니다. 그 때 어머님이 곧 죽을 것 같으셨는지 특히 더 사랑하시는 막내아들을 보고 싶다고 찾으신 겁니다. 그래서 창준이 아빠한테 가면서 어머님이 곧 돌아가실 것 같은데 어머님을 전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얘기했습니다. 창준이 아빠가 어머니를 모셔가서 세례를 받게 하자고 했는데, 사실 저는 형님이 천주교를 믿으니까 반대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형님한테 어머님을 저희가 모셔 가서 세례 받게 해도 되냐고 하니까 너무 쉽게 그렇게 하라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을 모시고 와서 안양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 받을 때 얼마나 기적 같은 느낌이 드는지, 하나님께서 오래 전에 한 기도를 잊지 않고 들어주셨구나 하면서 하나님은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심을 느꼈습니다.

이후 어머님은 연세가 많으셔서 화장실에서 한 번 넘어지셔서 허리가 골절됐습니다. 그래서 누워서 아무것도 못 하시고 곧 죽을 것처럼 계셨습니다. 그래서 전홍희 목자님이 가셔서 말씀을 전하고 기도해 주셨는데 저희 어머님은 그때도 너무 고통스러워서 눈도 안 뜨셨습니다. 저도 어머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아니까 어머니께 평안을 주시고 사시는 동안에 건강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 생각은 어머니가 오래 못 사시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요양병원에 가셔서 더 건강해지셨고, 또 연세가 지금 100세입니다. 당시 어머니 연세가 90세셨는데 10년이나 건강하게 더 사신 겁니다. 이걸 보면서도 하나님께서 건강을 주시고 사람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하나님께서 하심을 느꼈습니다.

제가 늘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얼마나 저를 사랑하시고 은혜 베풀어 주시는지 항상 느끼고 깨닫습니다. 남은 인생도 더 하나님께로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복음의 나팔을 불고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열매 맺는 삶이 합당한 삶이라는 목자님 말씀이 늘 생각이 납니다. 이제는 나이가 50이 넘어가니까 더 열매 맺는 합당한 삶을 살게 해주시고 제 입으로 복음을 전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합니다. 

<세례 받으신 어머니>

*2023년 6월 열린예배,  김미경자매님의 간증을 편집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