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주님의 은혜를 되새겨 보고자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결혼을 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전주로 이사를 했는데,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 사이 아이 둘이 태어났고 어느덧 자라 첫째는 유치원에 둘째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얼마되지 않아 학교에 들어간다고 할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직장을 옮기기도 했고 아내도 일을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이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주에 내려와 자리를 잡고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가운데 크고 작은 일들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주위의 많은 도움과 기도 그리고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었기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중에 최근에 있었던 두 가지 이야기를 성도님들과 나주고자 합니다.

 

 먼저 지난 9월 있었던 아동부 소풍이야기입니다. 아동부 소풍날, 유치부 2년차인 첫째 여섯 살 수영이를 데리고 교회에 갔다가 같은 유치부인 완이와 아동부 선생님과 함께 김제 시민공원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동안 차 안에서 어색하지 않게 끝말잇기도 하고 퀴즈를 맞추며 즐거운 마음으로 이동했습니다. 공원에 도착하니 아침엔 날씨가 흐린듯했지만 완연한 가을 날씨에 하늘은 너무나 파랗고 맑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동부 소풍을 위해 모든 준비를 해놓으신 것만 같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몇 년 만에 소풍을 나와서 그런지 아동부들은 목자님의 기도로 시작해서 아동부 선생님을 따라 여러 활동을 하며 더욱 신나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줄넘기, 도둑잡기, 물총놀이, 달리기, 보물찾기.. 아동부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함께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나무 그늘 아래서 지켜보고 있는데도 행복해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점심으로 맛있는 김밥과 닭강정으로 배를 채우고 오후에도 아이들은 신나게 소풍을 즐겼습니다. 그렇게 즐거움 가운데 소풍을 마치고 교회에 돌아왔습니다. 뒷정리를 마치고 수영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그때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에 가기 싫다며 떼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동부 친구들, 선생님들과 어찌나 친해졌는지 더 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한 시간 더 있다가 가기로 약속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도 눈물을 보이며 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한참을 달래고 설득해서 겨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뒤로도 교회에갔다가 집에 돌아올 때면 교회에 더 있고 싶어하는 아이를 달래는 것이 일이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난감하지만 너무나 감사한 변화가 아이에게 생긴 것입니다.

 수영이는 5살 때인 작년부터 유치부에 소속되었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으로 아동부 예배에 참여하다가, 올해는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예배가 정상화되었고 대면으로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치부는 꿈나무 교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예배시간이 되면 수영이 손을 잡고 같이 참석을 했습니다. 유치부 자리는 맨 앞쪽이지만 맨 뒤쪽에서 같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시간이 지나 유치부 친구들과 선생님 옆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면서도 몇 번씩 뒤를 돌아보며 아빠가 있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그렇게 아동부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수영이가 아동부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나름의 노력도 했었습니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에 꿈나무 교육관에 미리 내려가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고, 찬양시간에 아는 찬양이 있었는지 항상 물어보고 같이 불러보기도 했습니다. 차츰 아동부에 적응을 해가며 아동부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선생님을 잘 따르게 되었습니다. 수영이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교회에서 어울려 놀거나 할 때면 주춤하는 것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아직 온전히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동부 소풍이 계기가 되어 마음을 활짝 열어주신 것입니다. 지금은 아동부 예배시간이 되면 선생님을 따라 유치부 친구들과 같이 예배를 드리러 갑니다. 선생님들의 사랑의 수고 가운데 아동부들과 어울려 한걸음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 같아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기본 신앙을 외워요’ 찬양을 부르면서 몇 번이나 가사를 물어보더니 방에 있는 작은 칠판에 가사를 적고 있습니다. 아직 맞춤법도 틀리고 서툴지만 주님께서 그 마음에 믿음이 싹이 나고 자라나도록 먹이시고 품어주심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님께서 주신 위로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달, 예전에 2년정도 함께 신앙 생활하며 같이 교사사역을 했던 동생의 결혼이 있었습니다. 결혼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고 결혼식에 참석해서 진심으로 축하해주었습니다. 또 오랜만에 그리웠던 인천교회 성도님들을 만나 뵐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안부도 물으며 교회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출석하던 성도님들의 이동이 있기도 하고 잠간 교회에서 멀어져 있는 청년들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큰누나와 아이들도 코로나와 대학입시로 교회 출석을 잘 하지 못하고 있음을 들었습니다. 전부터 전해듣기는 했지만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 한편이 무거웠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내려와 집에 도착을 하니 슬픈 마음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더해지고 함께 할 때에 힘이 나고 또 힘을 낼 수 있을텐데.. 그와 반대인 상황에서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할까.. 멀어져간 믿음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지금의 기회를 잃어버리면 다시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이런 걱정들이 밀려왔습니다. 전주로 이사를 오면서 마음의 빚을 품고 항상 잊지 않고 기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생각이 날 때마다 기도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차츰 간절함은 줄어들었고 다짐도 잊혀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회개하며 기도했지만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믿음의 환경이 다를 수가 있을까.. 한 주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성경말씀(사49:8~21)을 통해 나의 걱정과 불편함이 믿음 적음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내가 잊었다고 주님께서도 잊으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 은혜의 때에 응답하시고 구원의 날에 구원하시며 그 백성을 위로하시고 긍휼히 여겨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14) 오직 시온이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나를 버리시며 주께서 나를 잊으셨다 하였거니와 (15)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을찌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말씀을 통해 주시는 위로에 감사드리며, 자식을 잊지 아니하시는 주님을 즐거이 노래 할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나의 학생, 청년 시절을 돌아보면, 나 또한 주님께서 잊지 않으셨기에 외롭다고 느끼던 순간들마다 다시 주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내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이 신앙의 자리를 지키게 하셨을까… 저 또한 주께서 맡기신 영혼을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며 더욱 신앙에 힘을 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