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자 강경화

남편이 32세 때 일입니다. 교회에 앉아 예배를 보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습니다. 바로 옆에서 삼촌이 같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남편이 졸다가 그런 줄 알고 깨웠습니다. 그때 남편은 바로 일어났지만 다음날 아침에는 몸을 꼼짝도 할 수 없어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청진기를 들이대는 순간 기절을 했습니다. 의사는 놀라서 급히 혈액 검사를 했고 그 결과 피에 균이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남편이 백혈병에…

바로 남원의료원 응급실로 갔고, 일주일만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때 백혈병이라는 말은 영화나 책으로만 접했고, 백혈병이 혈액암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치료하면 낫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일주일 후에 대학병원에 후송되었는데, 그때 당시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27세였는데 의사나 인턴들이 다 저를 보고 안 됐다는 듯이 혀를 차고 갔습니다. 그러나 같이 온 목자님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권면 했습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다시 재검사를 요구했지만 역시 백혈병으로 진단이 나왔습니다.

2차 치료까지 끝나고 그 병실의 9명 환자가 똑같이 약물 치료에 들어갔는데 남편의 균만 잘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3차 치료까지 갔지만 3분의 1 정도의 균이 남았다고 하면서 좀 심각하다고 의사가 말했습니다. 2차 치료가 끝나자 포기하는 마음이 생겼는데. 그때 하나님이 꿈으로 보여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2-3차의 치료기간은 두달 정도였는데 5번 정도의 꿈을 꾸었고, 이때부터 하나님께만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입원한 6병동은 암치료 센타였기 때문에 죽어 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고, 치료 중에 저도 5번 정도 충격을 받고 기절하기도 했습니다. 4차 치료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항암제가 받지 않고, 간호하는 동안에 열이 40도까지 올라가 사람을 얼음 바닥에 굴리기도 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는 균이 있기 때문에 과일까지도 삶아 먹여야 했습니다. 면회도 사절하고, 마스크를 네 달 동안 사용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모두 토하고, 약물이 들어가면 10분도 안되어 다시 토했습니다.

저는 매일 기도를 했습니다. 치료 기간은 네 달이었는데, 외출하면 균이 붙을 염려가 있어서 외출할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남편 손부터 잡아 보았습니다. 손이 따뜻하면 살아 있는 것이고 차가우면 죽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손이 좀 차가우면 살며시 코에 손을 대 보았습니다.

기도하자 하나님의 역사가

암 환자가 죽을 때는 몸이 새파래지면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고 했습니다. 신앙 생활도 열심히 하고 아직까지 하나님 앞에서 큰 죄 지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가혹한 형벌을 받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받은 형벌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나중에는 나 자신 때문에 받은 형벌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츰 뒷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밤에 병원밖에 나가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병원에 있으면 환자보다 보호자가 더 힘이 든다고 합니다. 환자를 보살펴야하고 환자가 낙심하지 않도록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야 했습니다. 잘못하면 둘 다 죽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 부분을 기도했습니다.

그 당시는 하나님만 붙잡고 있으면 낫게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예배실에서 기도하고 찬송을 했습니다. 약물 치료를 하고 꿈을 꾸었는데 신기하게 남편도 똑같은 내용의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 남편이 죽고 상여가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흰옷을 입고 나타나 저를 툭 치면서 “울지마. 나 여기 있어. 살았잖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장로님 사모님이 면회를 오셨는데 “남편은 살 거야”라고 하셨습니다. 꿈을 꾸셨는데, 포도나무가 흐물흐물하게 껍질이 다 벗겨진 상태가 되었는데 다시 그 줄기에서 새 싹이 파릇하게 돋아났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틀림없이 나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전국 교회에서 특별 기도를 해 주셨고, 특별히 남원교회 신도들이 여러 차례 금식하며 기도해 주셨는데, 이 금식 기도가 끝난 후  하나님의 역사가 많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당시 10일에 120만원 정도의 병원비가 나왔는데 청구서가 나오면 바로 내야 했습니다. 계산을 하지 않으면 치료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집도 팔려고 내 놓고 있었습니다. 의사는 다른 환자들에는 “기적이 있으면 나을 것이다”는 말을 하면서도 우리에게는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영안실로 가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빴습니다.

저는 “어떻게 살아 있는 사람을 치료도 안 해주고 영안실로 내려가라고 그럽니까? 죽어도 여기서 죽을 테니까 치료를 해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의사는 “9명 중에서 가장 희망이 없으니까 하는 말입니다. 병원비는 다시 다 내줄 테니까 이 사람을 병원에 맡기고 의학 발전을 위해 쓰게 해주세요. 앞으로 부인이 살기도 곤란할 테니까 800만원 받고 넘기세요”라고 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신앙이 없었더라면 남편은 죽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아찔합니다. 간호를 하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느낌이 없었다면 병원에 맡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 데려 간다해도 남편만은 데려가지 않으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죄 지은 것 있으면 나한테 다 말하고 하나님께 회개하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지금까지 하나님께 크게 죄악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니야, 분명히 죄를 지은 것이 있으니까 우리에게 이런 고통이 오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혹시 교회에 기적을 보여 주시기 위해서 우리를 택하셨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백혈병이 나음

남편은 병원에서 퇴원할 때 자신이 걸어서 나가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찬송을 부르고 나오니까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남편은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고, 힘이 없어 휠체어를 타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퇴원해서 6개월 동안 음식을 삶아 먹는데, 이것은 영양가가 없는 것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분명히 느낀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힘은 전혀 소용이 없었고 오로지 하나님의 힘이 전부였습니다. 그 이유는 백혈병 환자가 있을 경우 2년 안에 모두 죽었기 때문입니다. 살 가망이 많다는 환자는 다 죽어서 근처의 상가 집을 세 군데 정도 다녔지만 가망이 없다던 남편은 나았습니다. 지금도 그곳에 가면 사람들이 믿지 않습니다.

남편은 퇴원해서 오히려 상태가 좋아졌는데, 항암제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회복이 빨라진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준 약을 쓰지 않으면 열이 내려가는데 약만 사용하면 열이 났습니다. 병원에서도 놀라면서 이런 환자는 연구하고 싶은 환자라며 체질적으로 실험하고 싶어했습니다.

퇴원해서 새벽기도를 계속 했습니다. 처음에는 살려 달라고 매달렸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확신이 들면서부터는 살려 달라는 기도보다 하나님께 맡긴다고 기도했습니다. 남편을 데리고 가시려면 데리고 가시고 하나님의 뜻대로 하시라고 마음 편히 기도했습니다. 남편은 그 당시 40세까지만 살게 해 달라고 했는데, 현재 나이가 41세입니다. 지금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모든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TV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지만 남편은 그것이 무슨 자랑이냐고 하면서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당시의 사진을 찍어 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사진을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 퇴원한지 2년 후 균이 전혀 없다고 하면서 5년 정도는 더 살 정도라고 했지만 지금 햇수로 10년이 넘었습니다. 남편이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 때문입니다.